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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category 일상/독서 2015. 10. 10. 02:49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 알렝드 보통>를 읽고

 

 

 책 표지엔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라는 10개의 글자로 이루어진 문장이 있었다. 책의 제목일 뿐이었지만 단순하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 시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된 문장은 내 머릿속에서 수 십 번의 섬광을 일으켰다. 한 번도 누군가 물어본 적 없었고, 생각 해본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책 표지만 바라보며 멍하게 생각의 늪에 빠져있길 30, 섬광이 빛이 잠잠해질 때쯤, 덜컥 겁이 났다. 과연 이 책을 읽어도 될까?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던 심오한 물음에 대한 답을 이 책은 가지고 있다. 하지만 어린아이가 처음 세상에 나와 부모님을 보고 부모의 얼굴이 머릿속에 각인 되는 것처럼,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생각해본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변이 머릿속에 각인되고 그로 인해 내 삶이 변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하지만 책을 읽어보지 않는 한 영원히 대답할 수 없을 것 같기에 용기 내 책을 펼쳤다.

 


 작품 내 주인공과 클로이는 1/989.727의 확률로 영국 해협을 날아가는 보잉 767기에서 만났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 사랑하게 되었다. 저자는 이들의 삶을 바꾸어버린 만남의 확률을 아무런 미신 없이 받아들이려면 냉철한 지성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들의 만남은 아주 우연한 확률이지만, 로또복권에 당첨될 확률 혹은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을 확률보단 가능성이 큰 확률이었다. 하지만 확률적인 문제를 떠나, 내 생각에 이것은 여러 번에 걸친 선택의 결과로 만들어지는, 그러므로 결과가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당첨확률 100%인 복권인 것 같다. 만남, 그리고 그로 인해 삶에 변화가 생길 확률은 1/989.727의 확률로 0(거짓)/1() 을로 판단되는 단순한 것이 아니다. 그런고로 사랑하는 연인을 만들기 위해선 오랜 기간 관심과 애정을 표현하여 당첨확률을 높이던가, 방어율이 100%에 달하는 골키퍼가 지키고 있는 골대로 마구 슛을 하던가. 둘 중 하나의 방법을 택하면 될 것 같다. 선택은 자유, 물론 책임도 스스로 짊어질 것. 나의 선택은? 0.0001%의 확률을 올려 100%를 만드는 것은 힘이 들겠지만, 방어율 100%의 골키퍼에게 도전하진 않을 것이다.

 

 

 만남, 그리고 요즘 말로이라고 표현하는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 그 결과로 서로 사랑할 수 있다. 세상 모든 일은 크건 작건 이유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에도 이유가 필요하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사랑의 이유에 대해 저자는 작품을 통해 이렇게 답한다. 내가 너를 사랑하는 것은 너의 재치나 재능이나 아름다움 때문이 아니라, 아무런 조건 없이 네가 너이기 때문이다. 내가 너를 사랑하는 것은 너의 눈 색깔이나 다리의 길이나 수표책의 두께 때문이 아니라 네 영혼의 깊은 곳의 너 자신 때문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사랑하지 않게 된 이유는 영혼의 깊은 곳에 있는 그 사람이 변했기 때문이란 말인가? 과거 경험에 비추어보면 이 말은 내게 있어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하지만 요즘 세상에는 사랑에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수표책의 두께나 여러 이해관계 또한 배제할 순 없는 이유가 됐다. 사랑을 하기 위해선 이런 이유를 제쳐놓고 서로의 내면 깊은 곳에 있는 순수한 그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안타까운 것은 진정한 사랑임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좋은 결말이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클로이의 사랑도 결국 끝이 났다. 사랑의 시작은 달콤함과 설렘이었지만 그 끝은 바닥이 보이지 않는 절벽으로 끊임없이 추락하는 것과 같다. 오늘만 사는 사람이라면, 그대로 죽어버리면 그만이지만 신이 새로운 내일을 허락하는 한, 마냥 울고 있을 순 없다. 내일은 모두에게 허락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사랑을 교훈 삼아 새로운 삶을 살아가야 한다. 저자는 사랑이 주는 교훈을의 성찰을 통해 알려준다. 사랑의 아이러니로부터 절대로 멀리 벗어날 수 없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살아가는 방법을 알고 태어난 사람은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많이 겪어볼수록 지혜로워질 수 있을 것 같다. , 사랑하고 싶다.